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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러도 없는 가난에 절망한 소녀

지나간날의기억 2007. 11. 10. 13:47

"2달러도 없는 가난에…" 필리핀 울린 12세 소녀

학교에 결석한 지 한 달이 된 느낌이다. 학교에선 결석 체크도 하지 않는다. 곧 있으면 크리스마스일 텐데.”(10월5일) “차비가 없어서 미사(mass)에 갈 수 없었다. 아빠는 고열(高熱)에 시달린다. 엄마와 내가 (돈벌이로) 빨래를 해야 했다.”(10월14일)

이런 속마음을 일기장에 담곤 했던 소녀는 지난 1일 어렵게 입을 열었다. “아빠, 학교 숙제 때문에… 100페소(약 2달러)만 주시면 안 돼요?” 하지만 일용직 건설노동자인 아빠에겐 돈이 없었다. 소녀는 말없이 돌아섰다.

◆2달러도 없는 가난에 절망한 소녀

2일 오후 아빠는 일터에서 1000페소를 가불(假拂)받아 집으로 향했다. 딸의 손에 오랜만에 돈을 쥐여줄 생각이었다. 그러나 집에 도착했을 때, 가느다란 나일론 줄을 목에 감고 있는 딸을 발견했다. 딸의 숨은 멎어 있었다. 가난에 절망한 12세 필리핀 소녀 마리아네트 암페르(Amper)의 마지막 선택이었다. 암페르가 학교를 결석한 일수(日數)는 3일. 아빠는 “딸에게 3일은 한 달과도 같았다”고 필리핀 데일리 인콰이어러에 말했다.
지난 9월 필리핀 내 한 조사에 따르면, 전체 가구의 21.5%가 굶주림에 허덕인다. 그러나 빈곤에 시달려 끝내 자살을 택한 어린 소녀 암페르의 이야기는 온 나라에 충격을 던졌다. 8일 암페르가 남긴 일기가 TV 프로그램에 공개된 후, 보건부 장관이 이를 “예외적인 일”이라고 언급하자 이에 분노한 일부 시민들은 항의시위를 벌였다.

공교롭게도 이날 글로리아 아로요(Aroyo) 필리핀 대통령과 고위 관리들은 마닐라의 한 호화로운 호텔에서 빈곤퇴치 워크숍(workshop)에 참석해 풍족한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아로요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dpa 통신은 전했다. “가난을 없애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진전을 보여 만족스럽다. 서민들이 경제 성장의 열매를 맛보고 있다.”

◆소녀에 미치지 못했던 성장의 열매

필리핀 경제는 올해 20년 만에 최고인 7~7.5%의 경제성장을 하고 있었지만, 소녀 암페르와는 무관한 일이었다. 아빠는 이곳 저곳의 공사판을 전전했다. 엄마는 집 근처 국수공장에서 가끔씩 일하며, 하루 50페소(약 1달러)를 받았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물가에, 아빠의 지갑은 늘 비어 있었다. 전기도, 물도 없는 암페르의 판잣집에는 아로요 대통령이 말하는 ‘경제 성장의 열매’가 배달되지 않았다.

암페르는 소원을 이루게 해 준다는 한 TV 프로그램에 편지를 썼다. “새 신발과 가방을 갖고 싶어요. 부모님에겐 안정된 직장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학교는 끝마치고 싶고요, 새 자전거도 갖고 싶어요.” 이 편지는 전달되지 못하고, 일기와 함께 발견됐다.

파문이 커지자 아로요 대통령은 정부가 추진 중인 기아경감 프로그램에 대한 재검토를 명령했다. 정부는 암페르의 가족에게 장례비 5000페소(약 100달러)를 지급하고, 자살 경위 조사와 지원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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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가끔 내가 가장 절망스럽다 생각한적이 있다.

 그런 나에게 이런 뉴스는 어쩌면 나에게 또다른 절망과 희망을 함께  안겨주는 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