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29 39★★★★★
열아홉, 스물아홉, 서른아홉 그녀들의 아슬아슬한 연애!
세 여자의 독특한 사랑 방정식을 그려낸 릴레이 소설『19 29 39』. <압구정 다이어리>의 작가 정수현, <올드미스 다이어리>의 작가 최수영, 신예 작가 김영은이 각자의 연령대와 감성에 맞는 소설 속 세 여자를 통해 연애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남자친구의 애인을 만나기 위해 한자리에 모이게 된 열아홉, 스물아홉, 서른아홉 살 세 여자. 남자를 5년 동안 만나온 약혼자 29, 6개월 전 여행지에서 만나 사랑을 키운 39, 100일 전 우연한 사고로 만나게 된 19. 그동안 믿었던 내 남자친구가 두 여자와 바람을 피운 바람둥이라니! 세 여자는 서로를 만나 놀라움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데….
크림소스 스파게티는 느끼해서 싫다던 그가 여자애와 제일 자주 먹었던 음식은 카르보나라였고, 레드와인은 텁텁하고 씁쓸해서 별로라던 그가 내 앞의 그녀와 자주 기울였던 술은 리미티드 릴리스 마운틴 블루였다. 그녀들이 느낀 배신감도 나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난 그 다음에 닥쳐올 상황이 두려워졌다. 아마도 어린 시절의 나였다면 무턱대고 소리를 지르며 악을 써댔을 것이다. 그 결과가 어떻게 되든 그때의 감정을 100퍼센트 고스란히 실은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어리석지도 무모하지도 않다. 아니, 어쩜 알 만큼 알아버린 나이의 여자는 사랑을 할 때 욕망과 감정에 충실하지 못한 건지도 모르겠다.
“저 이한 씨란 사람 아세요?”
긴장을 어색한 태연함으로 가장한 채 떨리고 있는 내 목소리가 그녀에게 전달되었음직한데 그녀도 아무 말이 없었다. 잠시 후 그녀는 묘하게 비뚤어진 목소리로 물어왔다.
“내 남자친군데, 그러는 그쪽은 누구세요?”
너 같은 남자를 세상 여자들이 혼자이게 놔둘 리가 없다고 의심했었지. 너 같은 남자가 나 같은 여자에게 상처 주지 않을 리가 없다고 의심했었지. 그렇지만 네가 너무 좋아서, 너를 볼 때마다 설레는 그 감정이 너무 좋아서, 너와 얘기하고. 너를 만져보는 것이 너무 좋아서 그 모든 힌트들을 다 무시했었다.
내가 이렇게 갓난아기였을 때 스무 살인 그녀 옆자리에 앉아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절로 썩은 표정이 지어졌다. 별로 나이 차이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고 있었는데, 새삼 확 느껴버렸다고 해야 하나. 나중에 이 아기와 내가 한 남자를 사이에 두고 만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더 이상 아기의 손을 잡고 있을 수가 없었다.
- 본문 중에서
나는 지금 이 글에 나온 39살이란 나이에 +2가 더 많은 나이다.
그러나 이 책을 잃으며 난 그녀들을 이해하기가 힘이 들었다.
내가 그녀들의 상황에 처해지게 된다면 그녀들 처럼 쿨? 할수 있을까?
......
아마도 그렇지 못할것이다.라 생각한다.
왠지 공감이 가면서도
그녀들의 선택에 선뜻 동의할수 없는 이유는
어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는 나이가 들면서 내 자신 스스로에 용기를 갖자고 많이 다짐하기도 하고
자신감을 가지고 당당할 수 있자고 내 자신에게 많이 다짐한다.
하지만 아직도 어떤일에 접하게 되면 위축되고
한 발 물러서 있는 나자신을 발견한다..
이런 나 !
어쩜 이 나이가 되어서도 참으로 못나지 않았는가?
나이가 든다는것은 많을 것들에 좀 더 여유를 부릴줄 알아야 하는데
과연 난 언제쯤 그런 여유가 생길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