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들 비탈에 서다 (장편)ㅡ황순원
전체 줄거리
<제 1 부>
수색을 나간 동호는 마치 두꺼운 유리 속을 뚫고 간신히 걸음을 옮기는 것 같은 느낌이다. 수색대 조장인 현태는 평상시에는 느리고 곧잘 익살을 부리지만 전투 태세로 들어가면 야무지고 민첩해진다. 현태와 그의 친구 윤구는 어쩌다 제이선으로 교체되었을 때 위안부를 찾아가곤 했지만 동호는 그 축에 끼지 않는다. 그가 사랑하는 애인 숙이를 위해 자신의 순수를 지키고 싶었기 때문이다. 현태가 소속된 부대는 '소토고미'라는 곳인데, 휴전선 최전방에서 남방 삼 십 리에 자리잡고 있는 마을이었다.
6·25 전쟁의 숨막히는 상황 속에서 휴전 협정이 되자 약삭빠른 장사치들이 창녀를 거느리고 술집을 차린다. 현태와 윤구는 술집을 자주 드나들지만 시인이라 불릴 만큼 순수하고 섬약한 동호는 숙이와의 추억을 회상하며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윤구는 포로로 잡혔다가 구사 일생으로 살아오고 김 하사는 탈출을 시도하다 죽는 일이 일어난다. 김 하사의 유언에 따라 흙을 싸서 고향에 보내지만 전사 통지서보다 먼저 도착한 흙은 부모님에게 아들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리지 못했다.
이 부대에는 술만 먹으면 6·25 때 학살당한 부모님을 생각하며 끊임없이 혼자말처럼 지껄이는 선우 이등 상사와 이런 술주정을 말리는 안 이등 중사도 있다. 어느 날 현태와 윤구는 동호를 이끌고 그들이 들르는 술집에 갔다. 현태는 여자에 대해 결벽증을 보이는 동호에게 대항이라도 하듯, 서울서 왔다는 색시에게 만일 동호를 이끌 수만 있다면 그 값을 치르겠노라고 제안한다. 얼떨결에 술집 색시의 방까지 오게 된 동호는 필사적으로 대드는 그녀의 기세에 끌려가고 만다. 동호는 숙이를 문득 떠올리며 자신이 강간을 당했다는 수치심과 모욕감을 느낀다.
다음 번 외출날 뜻밖에도 동호는 현태더러 그 서울 색시(옥주) 술집에 다시 가자고 한다. 그리고 하룻밤을 같이 보내고 그 대가로 돈을 지불한다. 이렇게 매번 옥주를 만나러 그 곳을 찾아간다. 그러나 숙이에 대한 생각은 떨쳐 버릴 수가 없다. 술집을 드나들다 동호는 청년단 단장이 자주 옥주를 찾는다는 걸 알게 된다. 동호는 옥주에게 자신에 대한 얘기를 들려 주고 옥주도 동호에게, 결혼하고 얼마 되지 않아 남편의 전사 소식을 듣고 여덟 달 된 뱃속의 아이를 잃었다는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동호는 숙이의 편지를 받지만, 편지를 읽음으로 일어날 마음의 흔들림이 두려워 읽지 않고 편지를 불에 태워 버리고는 더 괴로워한다. 괴로운 마음을 달래려고 옥주를 찾아갔으나 청년단 단장과 함께 방에 있다는 사실을 안 동호는 심한 분노를 느낀다. 결국은 지니고 있던 총으로 방을 겨누며 그 곳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의식하지 않고 방아쇠를 잡아당겼다. 동호는 여자와 남자의 비명 소리를 뒤로 하고 뒷대문으로 빠져 나왔다.
현태는 기분이 좋지 않은 듯한 동호에게 이번 동란에 나왔던 젊은이들은 모두가 피해자라고 하며 위로한다. 그로부터 2시간 후에 술병을 깨뜨려 동맥을 끊고 자살한 동호의 시체가 흰 눈 위에 놓여 있는 것을 현태가 발견한다. 동호의 몸에서 겉봉에 '장숙'이라는 이름이 적힌 봉투 하나가 나왔다.
<제 2 부>
시간은 흘러 윤구와 현태는 제대를 하게 되었다. 윤구는 일찍 부모를 여의고 같이 지내던 숙부네 마저도 폭격으로 몰살을 당해 의지할 곳 없는 처지였으나 가정 교사를 해서 대학까지 졸업하게 된다. 그리고 현태의 도움으로 양계장을 구며 놓고 일한다. 현태, 윤구와 현태의 중학 동창인 석기는 매주 토요일 저녁 시간 정해 놓고 모여 술을 마신다.
현태는 아버지가 경영하던 회사의 일을 그만두고 무질서하고 무계획적인 생활을 계속한다. 그리고 평양집이라는 술집에 잇는 기생 계향과 가깝게 지낸다. 윤구는 가정 교사로 있던 집의 딸, 미란을 사랑하며 성공을 꿈꾸지만 미란이 현태를 알게 된 후부터 현태를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여자에 대해 무궤도적인 현태와 적극적인 미란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윤구도 짐작할 수 있었다.
어느 날 미란이 임신을 하고 찾아왔을 때 윤구는 낙태를 권유하고 함께 병원으로 갔다. 누구의 아인지도 모르는데 떼버리는 것은 잘 된 일이라고 윤구는 생각한다.
죽은 동호의 애인 숙이는 어느 날 현태의 집으로 찾아왔다. 왜 동호가 자살을 했는지 그 이유가 알고 싶어서였다. 현태는 그저 모른다고 하며 돌려보냈다. 미란은 서투른 의사의 수술 때문에 수술한 지 아흐레만에 죽었다. 그러나 윤구는 죽은 미란은 미란이고 자기는 자기대로 앞으로 살아 나갈 방도를 강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숙은 다시 윤구를 찾아가 동호가 자살한 이유를 물어 보지만 대답을 얻지 못한다. 숙은 현태에게 여러 번 전화를 하고 그를 만나서는 죽은 동호에 대한 얘기를 듣는다. 모든 걸 잊고 숙은 약혼을 하려고 했다 그러나 현태는 결국 동호가 사람을 죽인 일과 술집 여자와의 관계를 숙에게 말하고 만다. 숙은 큰 충격에 휩싸인다.
현태와 숙은 인천으로 가게 되고 거기서 동호의 편지를 뜯어보지 만 봉투 속엔 백지만 있을 뿐이다. 인천에서 현태는 숙을 범하게 된다. 그 일이 있은 지 2 주일만에 숙은 현태를 만나 분노에 차서 당신과 동호씨 모두 구원받을 수 없는 인간이라 말하며 자리를 일어선다. 석기는 입영을 기피하려고 손가락을 자른 청년과 싸우다 청년의 단도에 찔려 한쪽 팔을 못 쓰게 된다. 현태는 우연히 안 이등 중사를 만나게 되고, 그를 통해 선우 이등 상사가 정신 병원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찾아가 본다.
현태는 죽고 싶다며 스스로 자신에게 칼을 찌르는 계향을 그저 바라보기만 한다. 이 일로 현태는 무기 징역을 선고받는다. 한편 숙은 윤구를 만나 현태를 비롯한 젊은 사람들 그리고 자신마저도 모두가 이번 동란의 피해자라고 말한다. 그리고 애인의 친구인 현태의 아이를 낳아 기르겠다고 하며 대문께로 나선다.
<핵심정리>
갈래 : 장편 소설,전쟁 소설,전후 소설
배경 : 시간적 - 6·25 전쟁 말기부터 몇 년간
공간적 - 최전방, 서울 인천 등지
경향 : 리얼리즘, 실존주의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소재 : 6·25전쟁 상황과 그 이후의 젊은이들
주제 :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을 겪은 젊은이들의 전후의 정신적 방황과 갈등
<구성>
발단 : 수색 중인 동호, 현태, 윤구. 최전방의 상황
전개 : 숙을 늘 생각하면서도 옥주와 만나는 동호. 동호의 자살
위기 : 전쟁 후, 현태, 윤구, 숙의 삶
절정 : 현태의 아이를 갖는 숙
결말 : 감옥으로 가는 현태와, 그의 아이를 낳겠다는 숙
<등장인물>
동호 : '시인'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의 이상주의형 인물. 전쟁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자살로 생을 마감함
현태 : 직관과 넘치는 생명력의 소유자. 등호를 자살에로 이끄는 요인을 제공함
윤구 : 냉철한 현실주의자. 고아 출신으로 전후의 황폐한 현실을 끈질기게 헤쳐 나감
숙이 : 동호의 애인. 애인의 자살 동기를 추적하려다 현태의 아이를 갖게 됨
<더 알아보기>
<나무들 비탈에 서다>는 ?
이 작품은 6·25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작중의 모든 액션의 일차적인 계기는 그 전쟁에서 연유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전쟁이란, 외적 계기에 지나지 않으며, 근원적 계기는 그전쟁을 감당해야 했던 작중인물 개개인의 자의식의 갈등관계에서 연유되는 것이다. 말하자면 모든 개인들의 상호간의 부딪침의 과정에서 빚어지는, '자의식의 상처'의 양상이야말로 이 작품의 비극의 결정적 계기인 것이다.
이 작품에 있어서 작중인물 상호간의 관계는 가해, 피해의 관계로서 전개된다. 말하자면 모든 타자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나의 자의식에 대한 가해자일 수밖에는 없다. 따라서 각자는 타자와의 관계에 있어서 주체적으로는 피해자이지만, 객체적으로는 가해자일 수밖에 없다.
이리하여 모든 관계는 가해, 피해의 상승관계로서 펼쳐진다. 이 작품에서 볼 수 있는 이러한 인간관계의 양상을 통해서 우리는 인간의 근원적인 존재 양식에 대한 성찰의 계기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인간의 근원적 고독의 문제에로 확산될 수 있는 실마리를 주는 것이기도 하다. (글 : 천이두)
생각잡기
<나무들 비탈에 서다>는 1960년 1월부터 그 해 7월까지 「사상계」에 연재된 황순원의 장편 소설로, 총 2부 17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을 겪은 젊은이들의 전후의 정신적 방황과 갈등을 통하여 인간 구원의 문제를 다룬 이 작품은, 1950년대에서 1960년대에 이르는 시기의 전후 문학사의 한 지표로 간주된다.
즉, 6·25의 참상과 의미를 묻고자 한 본격 장편이 부재했던 상황에서 그러한 욕구를 충족시킨 첫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후 최인훈의 (광장), 홍성원의 (남과 북)등이 나와 (나무들 비탈에 서다)가 감당하지 못한 주제와 소재의 무게를 전달해 주었지만, 그 이전까지 이 작품이 보여 준 전쟁 소설로서의 성과는 뚜렷한 것이었다.
게다가 전쟁 속의 인간이 쳐는 공포, 고독, 삶에의 본능, 이 전쟁을 통해 한국인이 입은 정신적 육체적 상처, 전후 한국 사회의 황폐성 등을 상당한 수준의 리얼리즘적 성취를 통해 드러내 주고 있다. 그러나 6·25를 주로 실존적 시각에서 파악하여 그 전쟁을 민족적 비극의 차원에서 묻지 못한 점은 시대의 한계이자 이 작품의 한계로 지적될 수 잇다.
이 작품에는 전쟁이라는 상황이 빚는 죄악과 그로 인한 죄의식이 빚는 인간의 파멸 과정이 동호와 현태라는 대립적 인간상을 통하여 그려져 있다. 황순원의 초기 단편들에 많이 등장했던 유년기 인물들의 미숙 상태에서 사회적 및 정신적 성년으로 옮아가는 통과 제의가 이 작품에서는 전쟁이라는 시련으로 나타나는데, 동호의 죽음이나 현태의 좌절은 전재이라는 상황이 인간으로서는 결코 통과할 수 없는 절대적인 장벽임을 의미한다.
전쟁이라는 외적 상황만이 아니라 동호의 순수나 이상과 현태의 현실이라는 내적 인간성도 인간이 회복하여야 할 자아 동일성을 가로막는다는 점에서 독 같이 죄악이라는 기독교적 원죄 의식이 이 작품을 꿰뚫고 있는 의식이다.
6·25 전쟁이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얼마나 깊은 상처를 남겨 놓았는가를 그려내고자 했다. 주요 인물인 동호는 전장에 있는 자신이 두꺼운 유리 속을 걷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디서 총알이 날아올지 모르는, 자신이 노출된 공간을 걷고 있다는 두려움이 그를 지배하고 있다. 반면에 현태에게서는 동호와 대비되는 세상을 억세게 살아가는 남성적 소영웅심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영웅심도 끝내는 허탈과 무기력으로 빠져 자살적인 자학에 이르게 된다.
여자의 연지가 묻은 부분을 끊어 내고서야 담배를 피우는 동호는, 욕정보다 여자의 청을 거절 못해 동정을 잃는 순수한 사람이다. 동호는 이 순수를 지키기 위해 끝가지 노력한다. 그러나 이것이 깨졌을 때 그는 흰 눈 위에서 전쟁의 깊은 상처를 빼지 못하는 유리 조각처럼 간직한 채 자살한다.
비탈에 선 나무처럼 시련과 위기에 처한 젊은이들의 다양한 삶의 양태가 나타나는데, 주인공 동호, 현태. 윤구, 숙이 등이 처한 시련과 위는 6·25로부터 오는 것이다. 이들은 20대의 생기 발랄한 청년기에 전쟁의 극한 상황과 만나 정신적 육체적으로 심각한 손상을 입는다. 1950년대 이 땅의 젊은이들의 삶에 치명적 타격을 가한 6·25는 전장의 상황으로 묘사되기보다는 주인공들이 전쟁의 후유증으로 어떤 고통을 당하는가에 초점이 맞춰짐으로서 부각된다.
참혹한 전쟁에 피해를 입은 사람은 어는 특정한 인물 하나만이 아니다. 현태, 동호, 윤구, 숙이, 옥주, 그리고 동란에 살았던 모든 사람들이 그 피해자인 것이다.
★불꽃 (중편)ㅡ선우휘
주인공 고현의 아버지는 기독교 신자로서, 3. 1 운동 때 일경의 총을 맞고 뒷산 동굴에 피신하였다가 죽은 민족주의자였다. 현의 할아버지 고 노인은 충직하기는 하나 풍수 지리를 믿고 조상 일만 돌보며 안일하게 살아가며, 손자 현에게 지극한 관심을 쏟는다. 현의 어머니는 현실의 고통과 외로움을 극복하려는 인고의 인물로 기독교에 귀의하여 아들을 보살핀다. 현은 일본 유학시 제국주의 찬양론자 다까다 교수의 영웅주의적 감상과 기만에 불만을 품고 귀국했다가 학병으로 끌려간다.
중국에 파병되었다가 탈영했고, 만주에 진주한 소련군의 만행도 경험한다. 학병 탈출 후 해방된 고향으로 돌아온다. 여학교 교사로 근무하면서 사상적 부조리와 혼란을 경험하고 여수. 순천 사건도 듣게 된다. 6. 25가 터지자, 전쟁에 나갔다가 돌아온 친구 연호와 공산주의 혁명에 대한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한다. 인민 재판이 있던 날 현은 동료 여교사 조 선생의 부친이 처형당하는 것을 보고 드디어 분노가 폭발한다. 연호를 치고 보안서원의 총을 빼앗아 아버지가 죽은 동굴로 피신한다. 현의 은신처를 알게 된 연호는 현의 할아버지를 인질로 잡고서 투항을 종용한다. 처음에는 투항 하라시던 할아버지가 너는 살아야 한다고 용기를 준다. 이때 연호가 할아버지를 사살한다. 현은 연호를 총으로 쏘아 죽이고 탈출한다. 그는 연호의 총탄을 맞고 흐려져 가는 의식 속에서도 생명의 불꽃을 느끼며, 현실과 정정당당하게 대결하면서 살아 갈 것을 결심한다.
● <불꽃> 내용 정리
* 갈래 : 중편소설, 전후소설, 행동주의 문학
* 경향 : 사실주의
* 배경 : 시간 - 3·1운동부터 6·25까지(30여 년에 걸친 역사적 격동기)
공간 - P고을
* 문체 : 박진감이 넘치면서 장중한 맛을 풍기는 문체
* 시점 :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
* 표현 : 내적 독백, 의식의 흐름 수법
* 구성 : 역전적 구성
* 특징 : 새로운 인간형 암시. 50년대 참여 문학의 대표작
* 주제 : 한국 근대사의 비극적 갈등을 극복하고 자기 개혁을 실천하는 한 인간의 결의
(삶에 있어서의 적극적 자세와 저항정신의 고양)
● 등장인물
* 고 노인 : 고현의 할아버지. 조상의 대통을 잇는 것을 전부로 생각하는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인물
* 아버지 : 민족적 신념에 불탔던 민족주의자
* 고 현 : 매사에 사려 깊고 사변적인인물.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삶의 태도를 비교하며, 새로운 삶을 시도하는 인물
* 연호 : 현의 친구이며 열성 공산주의자. 고현과 혁명에 대한 열띤 토론을 벌임
★ 학 ㅡ 황순원
* 줄거리
때는 6.25전쟁의 후반기. 주인공 성삼은 국군의 진격으로 수복된 고향 마을에 치안대원의 사명을 띠고 오랜만에 찾아온다.
고향마을 어귀에 들어서자 어린 시절의 기억이 되살아났지만 지금의 고향은 옛날의 고향이 아니었다. 사람들은 모두 경계의 눈초리로 성삼을 본다.
뜻밖에 덕재가 농민 부위원장으로 끌려 와 있는 것을 발견한 성삼은 몹씨 씁쓸해진다. 덕재는 성삼과 어렸을 적부터 같이 밤서리도 하고 동네의 여자 아이 꼬맹이를 골탕 먹이던 단짝인 것이다.
덕재의 호송을 맡은 성삼은 호송 도중 덕재가 부득이한 사정으로 부위원장직을 맡았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조금씩 마음을 풀게 된다.
덕재가 꼬맹이와 결혼했다는 말에 웃음까지 나오려고 한다. 결정적으로 덕재가 도망을 안간 이유가, 아버지의 뜻을 따라 농토를 버릴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는 사실에 성삼은 덕재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회복한다.
산길을 가다가 때마침 학떼를 보게 된 성삼은 그 옛날 어른들 몰래 학을 풀어 주던 때를 생각하고 덕재에게 학 사냥이나 하자며 은근히 도망치라고 한다.
★장마 ㅡ윤흥길
해설 줄거리 등장 인물 구성 감상의 길잡이
1973년 '문학과 지성'에 발표된 중편 소설. 6.25 동란 중에 있었던 한 집안의 일을 허구화한 작품. 서술자는 '나'이고 주인공은 친할머니와 외할머니이다. 이 두 인물은 아들을 적대 관계의 전장에 보내고 있어, 이들의 대립이 시작되면서 긴장은 고조되어 가고, 화해하면서 소설이 끝난다.
지루한 장마가 계속되던 어느 날 밤, 외할머니는 국군 소위로 전쟁터에 나간 아들이 전사하였다는 통지를 받는다. 이후부터,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잃은 외할머니는 빨치산을 향해 저주를 퍼붓는다. 같은 집에 살고 있는 친할머니가 이 소리를 듣고 노발대발한다. 그것은 곧 빨치산에 나가 있는 자기 아들더러 죽으라는 저주와 같았기 때문이다. 빨치산 대부분이 소탕되고 있는 때라서 가족들은 대부분 할머니의 아들, 곧 삼촌이 죽었을 것이라고 믿지만, 할머니는 점쟁이의 예언을 근거로 아들의 생환을 굳게 믿고 아들을 맞을 준비를 한다. 그러나 예언한 날이 되어도 아들은 돌아오지 않는다. 실의에 빠져 있는 할머니. 그때 난데없이 구렁이 한 마리가 애들의 돌팔매에 쫓기어 집안으로 들어온다. 할머니는 별안간 졸도한다. 집안 은 온통 쑥대밭이 되는데, 외할머니는 아이들과 외부인들을 쫓아 버리고 감나무에 올라앉은 구렁이에게 다가가 말을 하기 시작한다. 아무런 반응이 없자 할머니 머리에서 빠진 머리카락을 불에 그을린다. 그 냄새에 구렁이는 땅에 내려와 대밭으로 사라져 간다. 그 후 할머니는 외할머니와 화해하게 되고 일주일 후 숨을 거둔다. 장마가 거친다.
○ 나 : 국민학교 3학년 때의 소년 시절을 회상하는 이 소설의 서술자
○ 친할머니 : 아들( '나'의 삼촌)이 인민군 빨치산으로 가 있는 처지. 무속 신앙에 철저함
○ 외할머니 : 아들이 국군 소위로 가 있다가 전사함. 꿈의 예언적 기능을 철저히 믿음
○ 발단 : 두 할머니의 아들이 각각 국군과 인민군 빨치산에 나감.
○ 전개 : 외할머니의 아들이 전사하고부터 두 할머니의 갈등이 표면화됨.
○ 위기 : 빨치산에 대한 외할머니의 저주로 갈등이 고조됨,
○ 절정 : 아이들에게 쫓겨 집안에 들어온 구렁이를 외할머니가 극진히 대접하여 돌려보냄.
○ 결말 : 두 할머니가 화해함
'장마'는 6.25 동란 중에 일어난 한 집안의 일을 소재로 한 것이다. 서술자로 등장하는 '나'는 국민학교 3학년의 어린 소년이고, 소설 속의 주인공은 친할머니와 외할머니이다. 그러나 서술자인 '나'는 사용 어휘라든지 사태 판단의 내용상 어린아이가 아니다. 서술자가 성장한 뒤에 그때 일을 회상하면서 기술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소설에 서술되고 있는 내용은 이중의 시각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이 이중의 시각이 이 소설의 치열한 비극성을 객관화시키면서 감미로운 서정성가지도 느끼게 한다. 이 소설에서 가장 탁월한 상징적 장치는 '구렁이'이다. '저주받은 사람이 죽으면 구렁이가 된다.'는 우리 나라 전래의 무속 신앙은 이 작품의 경우에는 단순한 미신의 차원에 머물지 않는다. 빨치산이 되어 죽은 아들의 어머니인 친할머니나, 국군으로 간 아들의 전사 통지서를 받아야 했던 외할머니의 경우, 우연히 나타난 그 구렁이는 결코 우연의 등장이 아닌 필연의 결과이며 미신이 아닌 확인이요 확증이다. 그것은 혼란한 역사의 돌팔매에 쫓기는 불행한 영혼이며 우리 역사가 치러야 했던 음산하고 저주스러운 동족 상잔의 비극을 극명하게 표상하는 구체적 실체이다. 따라서, 가련한 두 노파의 한 맺힌 설움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우리들에게도 그 구렁이는 비극의 실체로서 리얼리티를 가지고 다가오는 것이다. 따라서, 할머니의 머리카락 타는 냄새를 맡고서야 그 비극의 실체 -구렁이가 사라졌다는 결말 처리는 인간의 숨결이 있어야 역사가 편안하게 숨쉴 수 있다는 작가 정신의 반영이라고 볼 수 있다.
★광장 (장편)ㅡ최인훈
전체 줄거리 |
주인공 이명준은 해방 후 만주에서 귀국하였다. 서울에서 그의 어머니가 죽고, 아버지 이형도가 당신의 이념에 따라 월북하자, 그는 아버지의 친구인 변 선생의 후의로 더부살이를 한다. 대학의 철학과에 다니면서 그는 변 선생의 아들인 태식과 가까이 지내면서 현실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하고 지내지만 현실에 대하여 깊은 환멸을 느낀다. 자기만의 밀실에 들어앉아 현실을 관념적으로만 파악하게 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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