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한번쯤 실패를 맛본 30대 주인공들이 그래도 '다시 한번 사랑해 보기로'마음을 맞춰가는 가슴 따듯한 사랑이야기이다. 사소한 규칙이라도 당연한 듯 지키며 살아온 한 내성적인 여자가, 처음으로 먼저 '내게 문을 열어주세요'하고 노트해보는 사랑 이야기. 한번 두드려봤지만 쉽사리 열리지 않자 그녀는 얼른 없던 일로 하고 철수하려고 한다. 안 그래도 세상이 만만찮은데 어려운 사랑까지 보태고 싶지 않기 때문에... . 그런 그녀의 마음을 따라 잔잔하게 진행되는 이 글은 사랑하는 일에 능숙하지도 그렇다고 소홀하지도 않은 또 다른 많은 '그녀'들에게 진정한 용기와 사랑의 의미를 전해주고 있다.
참신한 감성과 만만치 않은 문장력을 갖춘 이 작품은 수많은 독자들의 가슴을 두드리며 스테디셀러의 자리를 지켜왔으며 2007년 개정판으로 다시 출간되었다. 총 9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한두 번은 사랑을 떠나보냈을 법한 서른한 살의 쉽진 않지만 그래도 ‘다시 한 번 사랑해 보기’ 위해 마음을 열어가는,가슴 따뜻한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여주인공-공진솔/작가, 남주인공-이건/피디
"한 사람을 아무리 사랑해도 때로는 그 사랑을 위해 죽을 수 있다 해도... 그래도 어느 순간은 내리는 눈이나 바람이나, 담 밑에 핀 꽃이나 그런 게 더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것. 그게 사랑보다 더 천국일 때가 있다는 것. 나, 느끼거든요? 설령 우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할지라도, 그럼 많이 슬프고 쓸쓸하겠지만 또 남아 있는 것들이 있어요. 그래서 사랑은 지나가는 봄볕인 거고. 세상 끝까지 당신을 사랑할 거예요, 라고 한다면... 그건 너무 힘든 고통이니까 난 사절하고 싶어요..."
“당신 말이 맞아. 나, 그렇게 대단한 놈 아니고……. 내가 한 여자의 쓸쓸함을 모조리 구원할 수 있다고 착각하지 않아. 내가 옆에 있어도 당신은 외로울 수 있고, 우울할 수도 있을 거예요. 사는데 사랑이 전부는 아닐 테니까. 그런데……. 그 날 빈소에서, 나 나쁜 놈이었어요. 내내 당신만 생각났어. 할아버지 앞에서 공진솔 보고 싶단 생각만 했어요. 뛰쳐나와서 당신 보러가고 싶었는데…….정신 차려라. 꾹 참고 있었는데……. 갑자기 당신이 문 앞에 서 있었어요. 그럴 땐 미치겠어. 꼭 사랑이 전부 같잖아.”
새 연필 끝에서 가늘게 밀려나간 톱밥들이 하얀 이면지에 떨어져 내렸다. 끄트머리를 드러낸 연필심을 진솔이 카터로 사각사각 갈기 시작하자, 고운 흑연가루가 부슬거리며 묻어 나왔다.
보기 좋게 깎은 연필을 필통 속에 잘 넣어두고 다시 새 것을 꺼내 깎기 시작했다. 일이 손이 안 잡히거나, 왠지 마음이 들뜨고 심란할 때면 연필 몇 자루를 깎는 게 그녀의 오래된 습관이었다. 칼끝에서 밀려나가는 가느다란 나뭇결을 쳐다보는 게 좋았고, 검은 흑연을 사각사각 갈아내는 감촉도 좋았다. 세월이 흘러도 어린 시절 맡았던 것과 하나도 다르지 않은, 연필 깎을 때 연하게 풍겨오는 나무 냄새도 마음에 들었다.
목하 아픈 사랑 5
비오는 날은 입구가 열린다.
"바보네. 라면하고 화해해요. 이제."
사과나무에 핀 꽃이 아닌데 사과꽃이라 불리는 꽃이 있습니다.
붕어도 안 들었는데 붕어빵이라 불리는 풀빵도 있죠?
살아가는 게 늘 장밋빛은 아니지만, 장밋빛이라 부를 수는 있어요.
오드리 헵번이 그랬던가요? 와인 잔을 눈앞에 대고 세상을 바라보라!
그게 바로, 장밋빛 인생이다-라구요.
라면이 양떼같이 맛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요즘 진솔씨는, 나에게 일기장 같은 사람이에요.
수첩에 몇 줄 적는 것처럼 꼭 진솔씨에게 하루를 정리하게 되잖아요.
dear diary -잘 자요. 좋은 꿈꾸고
칠흑같이 까만 밤이로군아.
처음 보내는 편지에 너무 내 얘기만 했군아. 68
책꽂이에 꽂힌 책들 가운데서 건의 시집을 발견했다. 이미 몇 먼이나 읽은 시집이지만 여기서 만나니 색다른 느낌이 들었다. 행간 너머 그의 체취를 더 깊게 느끼는 기분. 페이지를 펼치는데, 책날개 속지에 사인해 놓은 건의 필체가 눈에 띄었다. 시 같기도 하고 메모 같기도 한.
넌 , 늘 춘향 같은 마음
네 사랑이 무사하기를.
내 사랑도 무사하니까.
-칠흑같이 까만 밤이로군아..에서 틀린 문장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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