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의 신분으로 끌려온 뱀파이어 세계에서 무사히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을까?
수백 년간 다른 국가들에게 침략을 받아도 꿋꿋이 버텼던 마챠 왕국이 한순간에 뱀파이어들에 의해 멸망했다.
자신의 나라에 긍지를 가지고 있던 태생부터 고귀한 마챠의 공주 에스델은 뱀파이어의 노예로 전락해버렸다.
다만, 에스델을 산 뱀파이어는 그녀를 단지 '피주머니'취급이 아니라 정치적 효용가치를 재어보고 거금을 주고 그녀를 사들였다.
에스델을 가족에게 돌려줄 수 있다며 그때까지 공주의 신분을 잘 숨기고 자신의 몸종으로 지내라는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결국 수락하고 마는데....
“…기억해라, 뱀파이어. 언젠가 네가 죽는 꼴을 보고 말 테다.
내게 이런 치욕을 안겨준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만들어 주겠다.
지금 내가 하는 말을 똑똑히 기억해라.”
밤의 귀족이라 불리며 뱀파이어 상류층 보다 위의 계급인 귀족 의회의 일원인 데미안 로엔그린.
뱀파이어의 특색을 잘 드러내는 루비처럼 새빨간 눈동자와 눈부신 금발의 로엔그린의 가주는 에스델에게
자신의 몸종 신분을 확실하게 인지시키며 에스델을 탐한다.
데미안의 이복동생이자 '혼혈' 이자크 로엔그린은 뱀파이어와 인간의 뛰어난 점만 물려받은 우열한 혼혈 뱀파이어다.
비록 뱀파이어 계층에서는 혼혈로 손가락질을 받지만 가주인 형의 인정을 받고 있는 이자크는 아름다운 보라색 눈동자와
긴 흑발이 잘 어울리는 아름다운 사내이다.
오로지 형의 심복으로 충실하게 형의 말을 따랐던 이자크는 에스델에 대한 마음이 기울면서 형과 부딪히게 되는데...
책속으로~
첫 상대였던, 이제는 이름도 잊어버린 어느 공작의 아들과의 섹스는 이렇진 않았다.
아마도 다른 남자들 또한 그럴 것이라고 에스델은 생각했다.
남자를 많이 아는 그녀는 아니었지만, 이따금씩 다과회나 만찬 등에서 귀족 영애들과 나누던 조금은 저속한 수다에서 알 수 있는 부분들이었다.
인간이 아니라 뱀파이어라 뭔가 다르기라도 한 걸까?
그래서 이렇게… 아프지 않은 걸까?
쾌락으로 불살라지는 하체의 온도에 자지러지면서도 그런 생각을 떠올리는 에스델이었지만, 사실은 그런 문제 따윈 아무래도 좋은 일이었다.
방금 전까지 오만 가지 감정으로 어지러웠던 머릿속엔 어느새 단 한 가지 생각만이 떠올라 있었으니 말이다.
‘좋아….’
계속되는 아찔한 감각에 얼굴을 찌푸리며 그녀는 생각했다.
너무나 원초적이고, 본능적이고, 그리고 말도 안 되는 그 생각이 어느새 머리를 잠식해 버리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처럼 느껴졌다.
그토록 혐오하고 증오하는 뱀파이어가 자신에게 이토록 좋은 것을 가져다준다는 사실은 정말이지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지만,
어쨌든 에스델의 몸은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좋은가, 그러면 좋다고 말해도 좋다, 에스델.”
“흐으, 아아, 으흐읏, 으으.”
“어서 말해.”
종용이나 다름없는 말이었지만 목소리만은 친절한 속삭임이었다. 치뜬 핏빛 눈동자가 쾌락의 광채로 번들거리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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