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의 세컨드

지나간날의기억 2013. 1. 7. 14:45

그 여자의 세컨드

 

"돈 많은 아줌마들 세컨드 해준다면서요?"

흘끔거리던 사람들이 이젠 노골적으로 그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도 연서의 그 말엔 당황했는지 얼굴이 굳어지기 시작했다.

 

"민지가 그렇게 말했다,그 말입니까?"

"꼭 그런 건 아닌데요,여기저기 들리는 풍문을 조합해 보니 그렇더라 이거죠.

지난번 아줌마한테는 얼마나 받았어요?"

자존심 상해하며 내릴 줄 알았는데 남자는 의외로 여우롭게 웃으며 연서를 쳐다보기까지 했다.

설마 이 남자 자존심도 없는 거 아니야?

 

"글쎄,얼마나 받았을까?"

연서의 앞자리가 비자 남자는 날름 앉아 뒤돌아 연서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민망할 정도로 쳐다보는 바람에 연서는 옮길 자리가 없나 뒤를 돌아보았으나

애석하게 그 누구도 옆의 빈자리를 내어줄 것 같지 않았다.

"외국에서 오래 살았다면서?"

'어라 이젠 아주 반말이야.이 남자 진짜 재수 없네.'

"그래"

"나 당신보다 네 살 많거든."

"그래서?"

여의도에서 대학로는 너무 멀었다.대학로까지 이 남자와 이런 식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한숨이 나왔다.

상대하지 않으려고 쌀쌀맞게 구는데도 이 남자는 왜 자꾸 웃기만 하는걸까?

"이봐요.그래요,네 살 많은거 인정해 드리죠.나요,당신 같은 사람  만나고 싶지 않아요.나 곧 결혼한다고 그랬잖아요."

"날짜가 잡힌 것도 아니잖아.아마,상견례도 없었지?말만 오간다며?"

'어쩌면 저렇게 속속들이 다 알고 있을까?설마 민지가 말해 준 건 아니겠지?'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보자 그는 연서의 시선을 맞답으며 오히려 즐기는 듯했다.

"뭔가 스캔들 만들어서 돈이라도 뜯어내 볼 생각인가 본데,어림도 없어요.

난 그럴만한 돈도 없고,또 돈을 줄 생각은 더더욱 없으니까.

있지도 않은 지저분한 스캔들 흘려서 협박할 생각이라면 맘대로 하세요

결혼 깨지면 제일 먼저 환호성 지를 사람은 나니까요.알아들었어요?"

결혼이 깨져도 상관없다는 말에 남자의 얼굴이 심각하게 일그러졌다.

갑자기 화가 난 듯 보였고 그래서 화를 참고 억누르는 듯 보이기도 했다.

 

정략결혼을 코앞에 둔 연서, 위험한 사랑에 빠지다!

문현주  장편소설 『그 여자의 세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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