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지나간날의기억 2007. 11. 17. 14:49

지은이 박경철

 

어느 시골의사가 겪은 여러가지 이야기를 엮어 놓은 책이다.

 

그 중 한 이야기이다.

 

응급실 간호사들은 보통 몇 년씩 있으면서 이런 저런 일들을 많이 보고,

겪기 때문에 어지간한 일에는 당황하지 않는데 그 날은 아마  간호사 조차도

당황해서 의사를 호출했기에 의아해 하며 응급실로 들어서며 시체검시를

위해 달려가면서 이야기가 시작된거 같다.

 

 

아마도 시골 글에서는 안동이라고 나와 있었다.

시골에 노부모를 모시고 아들내외와 손자가 살았던 모양이다.

그런데 노모가 몇 년전부터 치매끼가 있었는데 낮에는 멀쩡하다가

저녁만 되면 발작을 했단다.

 

뭐 저녁에 아들도 같이 있고,밖에서 문을 잠그고 하며 그럭 저럭 살았는 모양이다.

그러던 어느날 며느리가 시장엘 가게 되었는데

잠깐 인데다가 낮에는 정상인 편이여서 아기를 할머니에게 맡기고

시장엘 갔다가 온 시간이 아마도 두시간정도 되었단다.

 

그런데 그 날따라 유난히 며느리에게 친근하게 하시면서

 

"애미야 고생많았제?내가 곰탕 끓여놨다.얼른 가서 곰탕 먹자."

 

라며 며느리 손을 끌드란다.

 

이상하게 생각한 며느리 얼른 부엌으로 가서 솥뚜겅을 열고는 그대로 기절하고 말았단다.

곰탕이란 집에 아무도 없는 사이 할머니가 손자를 솥에 넣고 곰탕인것처럼 끓인것이였다.

요즘은 집에서 죽은 시체도 의사의 소견서가 있어야 하기에 병원으로 데리고 온것이였다.

너무도 끔직해서 온몸에 소름이 다 돋았다.

 

그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제 정신이 돌아왔을때의 할머니는 과연 어떠했을까!

 

 

어쩌면 노인문제는 비록 그 들만의 문제는 아닌지도 모르겠다.

시골에 홀로 계신 팔십 노할머니가 계셔서인지 더 더욱 그런 느낌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