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국혼 외전)(상): 민 한령 미사함의 이야기』는 '국혼'이 감춰둔 은밀한 이야기를 담은 이지환 장편소설이다.
열세 살 어린 나이에 공녀로 보내진 한령.
고국으로 돌아갈 날을 소망하던 소녀는 외로운 황제에게 유일한 봄이 되는데…….
"너의 봄날이 내 한기로 얼어버린다 해도 망설이지 않아.나는 황제이기에 널 속박
하는 것을 자책하지 않고 주저하지 않는다.."
잔혹하다 스스로 비웃으면서도 사랑을 갈구하는 남자 민,
"제가 있을 곳은 가월궁이 아니라 폐하의 마음 안이어요,그 마음에 제 자리가 없어
진다면 머물 이유가 없지요,그러면 저는 떠날 거여요,미련 없이."
메마른 황제의 가슴에 다디단 봄비가 된 당돌한 소녀 한령,
"한마음으로 간청 드리옵니다.오직 사랑받았다고,연모하여 곁에 두신 것이라고만
알게 해주십시오,제발 그분의 마음을 찢지 말아주십시오.폐하."
"몇 달 가월궁에 있게 하다 짐 곁으로 다시 부르려 하였으나 소용없다.이제부터 너는 짐의 그림자 무사가 아니다.
천우궁에는 얼씬도 말고 여기 가월궁을 지켜라.네가 버티고 선 한 감히 짐의 아름다운 달을 누가 손을 댈 것이냐.
또한 귀비가 이곳에 머물고 있는 한 너도 평생 곤륜성을 떠나지 못할 것이니.어찌하든 나쁘지 않다."
"저를 잡아두시려 귀비전하를 이용하셨음을 알고 있습니다.
봄날의 햇살같은 소녀가 행복하기만을 바란 그림자 미사함.
그들의 이야기를 만난다.
황제 이헌 민은 저놈이 거슬린다.
황제의 재인 집무실인 교아현까지 검을 들고 출입할 수 있는 미사함.
미사함은 황제의 그림자인 벼령사 조직의 통령인 자신을 밎지 않으면서도 옆에 두는 황제를 이해할 수가 없다.
그런데다 황제의 최측근인 나더러 곁을 떠나 북설국으로 가서 북설국의 공녀를 데려오라니...
얼른 얼른 자라서 어른이 되면 황제는 한령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하였다.
세월은 흘러서 한령은 어른이 되었다.
그리고 한령은 황제에게 북설국으로 돌아가게 해 달라고 소원을 말하였다.
하지만 처음부터 황제 민은 한령을 놓아줄 마음이 없었다.
황제가 사냥을 떠난 시점에 난빈은 가월궁에 있는 한령을 불러내어 도둑으로 몰아 매질을 하였다.
이를 미사함이 삼가하시라 세번을 말하였지만.난빈은 그치지 않았고
한령이 복용하는 약을 미약이라 하여 호수에 던지려는 것을 미사함이 막으려다가 단빈의 손목을 부러뜨리고 마는 일이 발생했다.
황제는 이런 일이 발생할거라 미리 짐작이라도 한 것인지 상선이 귀비의 의대를 지어 한령에게
선물하는 것을 묵인하였으며
훗날 일신에 문제가 생기면 황제가 하사하였노라고 말하라 하였던 것이다.
"처음으로 짐이 황제가 아니라 사내임을 알게 만들었다.그 아이
첫날부터 비로 삼고자 결심하여 지금껏 기다린 그 아이가 그럼에도 짐이 아닌 널 굳게 믿고 괴이는 것을 어이하여 모르는 척
묵인하였는지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단 말이냐?"
"너는 이 세상 그 누구보다 짐을 잘 알아.짐도 마찬가지.그 아일 바라보는 네놈의 눈빛을 모를 거라고 믿었더냐?
감히 내 아이를 연모로 바라보던 그 순간,전 짐의 분신이 아니라 배신자가 되엇다.참으로 고맙구나.네가 어리석은
짓을 제디로 저질러 주어서 그 아인 짐의 덫에 확실히 걸렸다.절대로 짐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그 아이가 떠나면 네가 짐의 손에
죽을 테니까."
p.154
'정녕 여기 있는 거냐?'
너와 나의 분신이자 네 모후와 짐이 깊이 사랑했던 증거인 양
하지만 짐은 널 모른 척하겠다.
우리에게 오진 않았다.너는.
짐은 절대로 널 보고 싶지 않다.세상에서 제일 만나보고 싶은 사람이 너지만
또한 가장 만나고 싶디 않은 사람도 너다.
짐은 네가 부디 이 세상에 오지 않기를 바란다.미안하구나.
하지만 조금만 더 네 모후를 짐에게 허락해 주겠니.네가 살면 네 어미가 죽고
네 모후가 살면 넌 태어나지 못한다.지은 아가.
미안하다.네 모후를 포기하지 못한다.차라리 너를 버리겠다.
"령아.짐은 널 위해서라면 천하를 피로 물들일 수도 잇다.반대로 말하면 널
잃는 짓을 절대로 하지 않겠단 뜻이다.설사 그것이 네가 간절히 바라는 이 아기를 희생하는 일이라 해도....
그 일로 인하여 네가 날 미워하고 저주한다 해도 서슴지 않겠다.'
p.364
세결.
황자면 그런 이름을 주려고 했다.
'공주면 네 이름을 그냥 주려고 했지.령아.어여쁘지 않는냐?
작은 령아라니..소령...
"너도 우리 아가씨도 힘들단다.제발 미사함과 북설국으로 돌아가거라.짐을 버려다오.
령아 .네가 조금이라도 더 살 수 있다면 헤어져도 좋다.내가 참는 게 맞아.
"네 마지막까지...부디 짐의 곁에 있어다오,짐도..헤어지면 살 수가 없다.너 없이는 한순간도 살기 싫다."
민은 한령을 꼭 끌어안은 채 고개를 들었다.
후엊으로 통하는 문앞에 미사함이 서 있었다.
사랑은 어찌할 수 없는 운명이려니.한령이 오직 민을 향일하니,죽음보다 강한 것은 순열한 연모.감히 누가 갈라놓고
누가 때트리랴.
이젠 좋다.언제라도 마지막이 온다 해도 좋다.그의 생애,손끝에 전부다 새겨 두리라.
남겨두리라.이 아름다운 사람의 모든 흔적과 기억들을..
아직은 그의 곁에 이렇게 분명히 한령이 있다.족하다.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