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혜의 로맨스 소설 『사막의 나라 물의 신녀』 제1권.
뜨거운 사막의 나라, 라헤크.
두 개의 달의 기운이 가장 나라.
그곳의 아름다운 왕, 문쟈크.
미지의 세계에 떨어진 물을 머금은 흑진주.
라헤크를 위한 신녀일까, 그를 위해 내려온 여인일까.
신성한 물 위로 잔잔한 파문이 일며 떨림이 시작되고...
밤하늘을 닮은 감청색 눈,그리고 까만 눈동자
수면 아래서 두 남녀의 눈이 마주쳤다.
사막의 왕 문쟈크.물의 신녀 수영
그녀는 길들여지지 않은 여자
카랑카랑한 목소리 호기심 가득한 눈동자
복종하지도 지배당하지도 않는
홀로 완전하고 가슴이 시키는 말을 숨기지 않는
그를 두려워하지도 않은 유일한 여자.
그는 그녀가 보이지 않으면 불안한 남자
어느 날 혼연히 나타났듯
도망갈까 빼앗길까 두려운 사람
어찌하면 그녀를 완전히 나의 것으로 만들 수 있을까!
아무리 가까이 곁에 두어도 해결되지 않는 갈증이 목마르게 한다.
p.15
자리를 털고 일어나는 문쟈크의 모습에 수영은 저도 모르게 그의 옷자락을
잡아끌었다.여린 손가락이 아슬아슬하게 거의 소매에 걸려 있었다.
그와 동시에 그녀의 흔들리는 눈동자가 그를 올려다보았다.혼란스러운 제 감정을 고스란히 보이며.
갑작스러운 그녀의 행동 때문에 문쟈크는 놀라 그녀를 돌아봤다.
그녀의 소나락이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고 있는 그녀의 마음을 대변하듯 애처롭게 매달려 있엇다.
그렇게 잠시간의 침묵에 왕이 그녀를 향해 입을 떼는 순간 수영의 떨리는 목소리가 그에게 다가왔다.
"당신은 이상해요"
"아니 당신 앞에 서면 내가 이상해져요.정말 이상해져요.
나는 항상 내 자신에 대한 통제를 잘해 오던 사람인데.당신이 곁에만 있으면 내 마음대로 말이 나오질
않아요.내 심장도 제멋대로 움직여요.열도 자꾸 올라오고...나 자꾸만 당신이 신경 쓰여 견딜 수가 없어요."
문쟈크는 그래도 숨을 멈췄다.그녀의 여린 말소리를 해영나 놓칠까 그는 숨쉬는것도 잊은 채 그녀에게 귀를
기울였다.
그녀의 말소리가 그를 송두리째 흔들고 있었다.
"당신이 나 ㄹ자꾸 이상하게 만들어요.그래서 당신이 밉고 싫고 신경질 나요..그런데.."
"그런데 당신을 못 볼거란 말을 듣는 게 왜 이렇게 싫은 걸까요.왜 당신이 벌써부터
보고 싶어지는 걸까요,왜."
"나도 마찬가지요.나도..그대만 보면 어리석고 못난 사내로 변해버려.못난 질투에 그대를 못살게 하고 보이지 않는 그대의 마음에
안달해.그렇게 매일매일 당신 때문에 안달이 나.그대를 보지 못한다면 나는 미쳐 버릴지도 몰라.그대 앞에 서면
나는 라헤크의 왕이 아니야 그저 당신을 품은 한 사내일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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